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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자연인이다 22년째 산골살이 자연인 박광욱씨

나는 자연인이다 프로그램은 원시의 삶 속 대자연의 품에서 저마다의 사연을 간직한 채 자연과 동화되어 욕심없이 살아가는 이들의 이야기를 담은 프로그램 입니다.


딱 벌어진 어깨에 힘줄 불끈 솟은 다부진 팔뚝! 맨손으로 붕어를 잡는 날쌘 몸놀림은 물론 도끼 하나로 멧돼지와 맞서는 용기까지. 산에서 살아가기에 최적의 조건을 갖춘 이 남자, 혹시 건장한 체격의 젊은 자연인을 예상했다면 큰 오산이다. 그의 나이 올해 여든! 한때는 무장 공비가 지나쳐간 무시무시한(?) 산속에서 22년째 그만의 방식대로 산골 살이를 즐기고 있는 자연인 박광욱(80세) 씨를 만나 본다.

산 넘고 물 건너 자리한 내륙의 섬! 해발 800m의 봉우리로 둘러싸여 물도 전기도 없는 첩첩산중에서의 삶은 다소 불편해 보이지만, 자연인 박광욱 씨에게는 이만큼 편안하고 아늑한 품도 없다. 바로 이곳은 그가 나고 자란 고향 산천이기 때문. 22년 전, 오랜 시간이 흘러 다시 이 산으로 돌아오기까지 그에겐 파란만장한 사연이 숨겨져 있다.


1950년 6월 25일, 민족의 비극이 시작되던 날, 당시 열세 살이었던 자연인은 가족들과 함께 피난길에 올랐다. 빗발치는 총알을 피해 가까스로 목숨은 건졌지만, 가족들과는 이미 뿔뿔이 흩어진 상태. 그는 그렇게 전쟁고아가 되었다. 그 후, 군부대에서 기름을 나르고 시장에서 포목을 팔며 고생스러운 삶을 살아가던 어느 날, 전쟁이 끝나고 한참 후에야 다시 가족을 만날 수 있었다. 하지만, 재회의 기쁨도 잠시, 아버지와 어머니가 간경화와 위암으로 돌아가시고 만 것. 총알이 비 오듯 쏟아지는 전쟁에서도 살아남은 두 분이지만, 병에는 손쓸 방도가 없었다. 그 뒤로 그는 두 번 다신 남은 가족을 허무하게 떠나보내지 않겠다는 다짐으로 한의원에 가 일을 하며 약재 공부를 시작했다. 그러던 어느 날, 둘째 형님이 아버지와 똑같이 간경화를 앓게 됐고, 그는 아픈 형님을 모시고 산속으로 들어가기로 결심했다. 약초로 약을 지어 먹이며 지극정성으로 간호하길 7개월. 형님은 완치되어 마을로 돌아갔지만, 자연인만은 이곳을 떠날 수가 없었다. 지금까지의 인생은 참 치열했고 가여웠기에 지난날의 아픔은 잊고, 산골에서 제2의 인생을 살아가기로 한 것이다.

역사의 참혹함을 저 깊이 묻어둔 이곳은 이제 본연의 모습대로 다시 생명의 땅이 되었다. 태초 자연이 그러했듯 품고 있던 것을 아낌없이 내어주고 있기 때문. 산에서 얻은 산물은 그가 여든이란 나이에도 건강을 염려치 않게 해 주었고, 마당을 뒤덮은 더덕 넝쿨과 작년부터 든 토종벌은 그의 산골 생활을 더욱 여유롭고 풍족하게 만든다.

자연을 닮아 더욱 넉넉해진 마음으로 처음으로 가슴 뛰는 시절을 보내고 있는 자연인 박광욱 씨. 인생의 추억이 깃든 곳에서 다시 한 번 청춘을 즐기며 사는 그의 이야기는 7월 26일 수요일 오후 9시 50분 MBN <나는 자연인이다>
많은 시청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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